암모니아로 중공업 탈탄소의 해답을 제시하다: 아모지(Amogy) 우성훈 대표
- 등록일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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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로 중공업 탈탄소의 해답을 제시하다:
아모지(Amogy) 우성훈 대표
4,000억 원 이상의 글로벌 투자 유치,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에너지 혁신기업 ‘아모지’
반도체 연구자에서 글로벌 CEO로, 그가 말하는 ‘개척자의 실행력’
글|우성훈 대표 & 포스텍 대외협력팀
POSTECH 신소재공학과 07학번 우성훈 동문은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가 창업한 ‘아모지(Amogy)’는 중공업 분야의 에너지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지속 가능한 무탄소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Amazon, SK 등 대형 투자 유치 소식이나 글로벌 스타트업 CEO라는 타이틀 이전에, 그는 우리와 똑같이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우며 진로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포스테키안’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길을 떠난 그가 불확실한 미래를 그만의 묵묵한 실행력으로 돌파해온 이야기. 이 기록이 후배들에게는 든든한 응원이자 새로운 질문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왜 ‘암모니아’인가: 수소 경제의 현실적 해답을 찾다
- Q. 수많은 에너지 솔루션 중 왜 ‘암모니아’였나요? 대표님이 ‘암모니아’라는 에너지원에 주목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궁금합니다.
- A. 저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암모니아(NH₃)라는 물질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먼저 기초적인 관점에서, 암모니아는 질소 1개와 수소 3개로 이루어진 물질로, 분자 구조상 탄소(C)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탄소 배출 없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또한 암모니아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물질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전기나 동력으로 전환한다면 최적의 무탄소 에너지 솔루션이 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암모니아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생산과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물질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연간 약 2억 톤이 생산되며 대부분 비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암모니아는 이미 글로벌 커머디티(Commodity)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저장과 운송을 위한 인프라도 전 세계적으로 약 200여 개의 관련 터미널이 운영되고 있는 등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경쟁력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수소 경제”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수소 경제가 강조되어 왔지만, 수소는 기체 상태일 때 부피가 너무 커서 대량 수송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를 효율적으로 운반하려면 영하 253도 이하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화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됩니다. 반면 암모니아는 영하 33도 정도에서 액화되고, 상온에서도 비교적 낮은 압력으로 액체 상태를 유지해서 다루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특히 액체 상태 기준 에너지 밀도가 수소보다 높기에, 수소를 직접 액화해 운반하는 것보다 암모니아 형태로 저장·운송하고 필요시 다시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이 훨씬 경제적일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큰 매력을 느꼈고, 나아가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까지 포함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희의 기술 개발 노력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암모니아를 연료로 활용하려는 관심이 함께 높아졌던 점도 지금까지 저희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대에 걸맞게, 본격적인 상용화를 통해 실제 성과를 보여드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Q. 아모지가 궁극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요?
- A. 아모지가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발전·해운과 같은 ‘중공업’ 분야를 암모니아와 저희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 없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전기차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전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탄소 배출의 절반이 넘는 중공업 분야는 여전히 변화가 더딘 상황입니다. 이들 산업은 높은 에너지 밀도와 지속적인 운영이 필수적이기에 기존 배터리 기술만으로는 적용이 어렵고, 여전히 석탄이나 LNG 같은 탄소 기반 연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이러한 에너지원의 근본적인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중공업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탄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암모니아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전기 에너지로 고효율 전환하는 기술에 집중해 왔으며, 이를 통해 중공업 분야의 탈탄소를 가속화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연구실에서 시장으로: "Does it work?"를 넘어 "Does it matter?"로
- Q. 반도체 분야의 촉망받던 연구자에서 에너지 기업의 CEO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떠나 창업을 결심하게 된 현실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A. 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결국 진정으로 의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OSTECH 학부 시절부터 MIT 박사과정, KIST 병역특례를 거치며 반도체 분야 기초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성과도 냈고 기초 연구가 가지는 학문적 의미와 장기적인 임팩트도 깊이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연구가 실제 산업이나 일상에 적용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고, 보다 가까운 시점에서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일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졌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산업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2018년 뉴욕 IBM 왓슨 연구소에 합류하게 되었고, 약 3년 동안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연구와 개발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역할 역시 전체 흐름 속 일부를 담당하는 구조였기에 기술을 빠르게 현장에 적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결국 제 공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실제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창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길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전의 경험들로는 스스로의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기에 크게 망설이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반도체 연구 분야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이어가는 것보다 제가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잘 맞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창업 6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고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도 많았지만, 돌아보면 저에게는 잘 맞는 선택이자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Q. 연구실 안의 기술이 ‘세상의 솔루션’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관점의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A. 관점의 전환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구실에서는 보통 “Does it work?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하지만, 사업화 단계에서는 이보다 “Does it matter? (중요한가?)”, 즉 이 기술이 실제로 시장에서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리고 “Does it scale? (확장 가능한가?)”, 즉, 연구실을 넘어 산업적으로 확장 가능한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연구실은 통제된 환경이지만 실제 산업 현장은 훨씬 더 복잡하고 거친 환경입니다. 단순히 기술 작동 여부를 넘어 비용, 안전성, 신뢰성, 그리고 대규모 적용 가능성이 훨씬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 단계에서도 ‘완벽한 과학’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이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도 의미 있게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확장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이 연구 성과를 실제 세상의 솔루션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포스테키안, 견디는 힘을 배우다
- Q. 포스텍 재학 시절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A. 저는 2007년 3월 POSTECH에 입학해 신소재공학과에서 4년간 학부 생활을 했습니다. 학업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연구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일찍이 ‘연구’를 접했던 경험입니다. 돌이켜보면 학부 시절 내내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구라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2학년 때부터 연구실에 들어가 학부 연구원으로 배우며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방학 대부분을 연구에 투자하면서 논문과 학회 발표를 경험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국제학회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던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업 외적으로도 소소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포카전에서 스타크래프트 선수로 출전했던 경험, 밤마다 친구들과 야식을 먹으며 보냈던 시간들, 그리고 시험 기간마다 청암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던 기억들이 지금도 종종 떠오릅니다. 그때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막연한 고민과 불안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소중한 과정이었습니다. POSTECH에서의 4년은 제게 정말 의미 있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Q. 포스텍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문제 해결 방식이나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 A. 저는 기술 스타트업을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자주 질문을 받는데, 그럴 때마다 “high threshold to pain”, 즉 어려움과 압박을 견디는 힘, 그 와중에서도 계속해서 묵묵히 실행해 나가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스타트업은 거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기에 예상치 못했던 수준의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이미 다양한 어려움을 과거에 겪으며 단단해진 분들입니다. 즉, 고통과 스트레스를 견디는 내성이 높은 분들, 그 중에서도 실행해 나가는 힘이 있는 분들이 결국 더 멀리 나아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POSTECH에서의 4년은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학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 여러 압박 속에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 안에서 계속 배우고 성장하려고 발버둥 쳤던 노력들이 쌓이면서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저에게 POSTECH은 특정 기술과 지식 그 자체보다,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심어준 곳입니다.
- Q. 사업을 운영하면서 동문·교수님 등 ‘포스텍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던 사례가 있을까요?
- A. 사회에 나와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동문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아모지가 2024년부터 제조 및 생산 협력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동시에 투자 유치도 병행하는 과정에서 그 도움을 크게 체감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의 네트워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막막함도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포스텍 동문 선배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투자 업계에 계신 동문분들께서는 단순한 연결을 넘어서 실제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그 덕분에 회사가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정 몇 분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리에서 만난 많은 동문분들의 관심과 지원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포스텍 네트워크의 힘을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고 있고,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척자의 덕목: 불확실성 속의 ‘실행력’
- Q. 개교 40주년 기념으로 진행하는 ‘POSTECH 40th Anniversary Lecture Series’에서는 각자의 분야를 과감하게 개척한 Pathfinder를 연사로 모시고 있는데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개척자의 덕목’은 무엇인가요?
- A. 사실 저는 지금도 매일 생존을 고민하며 아모지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Pathfinder”라고 부르는 것이 아직은 조심스럽게 느껴집니다.
다만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만난 많은 선배 창업자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개척자의중요한 덕목은 결국 스스로의 결정을 믿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와 실행력이라는 것입니다. 창업은 말 그대로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zero to one의 과정이기에 수많은 거절과 의심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그 방향을 끝까지 밀고 나가고, 고민에 머무르기보다 항상 행동으로 이어가는 실행력이 개척자의 핵심입니다.
결국 개척자란 완벽한 계획을 가진 사람이기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계속해서 실행해 나가는 사람입니다. 후배분들도 진로와 선택의 순간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될 텐데, 스스로의 판단을 믿고 직접 행동해보는 경험을 많이 쌓으시길 바랍니다. 그 안에서의 실패와 경험이 결국 가장 큰 자산이 됩니다.
- Q. 다가올 강연에서 후배들과 나누고 싶은 핵심 키워드나 주제를 살짝 알려주실 수 있나요?
- A. 이번 자리는 강연이라기보다 후배분들과 좀 더 편하게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걸어온 길과 지금 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창업이라는 여정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릴 예정인데, 이 역시 하나의 ‘anecdotal data point (개별 사례)’일 뿐, 어떤 정답이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후배분들께서는 각자 더 다양한 길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어 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가 정답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참고 사례가 되길 바랍니다.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많은 질문과 대화로 채우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후배분들께서도 편하게 질문을 가지고 오셔서 이야기 나누면서 새로운 방향이나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