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의 동행, 대학의 토대가 된 그의 유산
- 등록일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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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의 동행,
대학의 토대가 된 그의 유산
故 천신일 세중그룹 회장을 추모하며
글 | 발전기금팀, 대외협력팀
포스텍의 역사는 수많은 이들의 원대한 비전과 헌신이 모여 완성되었습니다. 오늘날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우뚝 선 우리 캠퍼스의 드넓은 대지를 바라보며, 우리는 대학의 태동기를 함께 일구었던 소중한 인연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지난 2026년 3월 17일 향년 82세로 영면한 故 천신일 세중그룹 회장입니다. 개교 전 대학의 주춧돌을 놓던 시절부터 40년 동안 대학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었던 고인의 발자취를 통해, 포스텍의 시작점에 새겨진 유산의 가치를 되짚어봅니다.

▲ 건학 초창기부터 포스텍의 역사적인 첫걸음을 묵묵히 지원해 온 故 천신일 회장. (사진 출처: 조선일보)
현장에서 절감한 공학의 가치, 건학의 뜻으로 이어지다
1980년대 중반, 당시 제철화학을 경영하던 42세의 천 회장은 산업 현장에서 국산 기술의 부재로 인한 한계를 직접 겪으며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깊이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 세계적인 공과대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품고 있던 그에게, 청암 박태준 설립 이사장이 그려낸 포스텍의 건학 비전은 깊은 공명으로 다가왔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바꿀 대업에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결심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황무지에 마련된 6만 3,000평의 단단한 토대
1985년, 포스텍은 아직 본격적인 첫 삽을 뜨기 전, 설립 준비가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천 회장은 대학 설립이라는 순수한 목적에 공감하여,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포항시 지곡동 일대의 부지 중 6만 3,000평을 대학에 무상으로 기증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어떠한 대가나 보상 조건도 원하지 않았던 이 부지 기증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던 황무지에 포스텍이 단단한 물리적 토대를 갖추고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청년들을 향한 격려, 장학기금과 따뜻한 아침 식사
대학의 기틀이 마련된 이후에도 후학들을 향한 고인의 애정은 세월을 가로질러 계속되었습니다. 천 회장은 연구와 학업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했습니다. 이에 2006년,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기금으로9억 원 상당의 주식을 대학에 출연하였으며, 이는 컴퓨터공학과를 비롯한 포스텍 청년들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 2006년 10월 15일, 당시 세중나모여행 회장이었던 故 천신일 회장이 후학 양성을 위해 8억 7천여만원 상당의 자사 주식 9만주를 대학에 기부했습니다. (사진 출처: 경향신문)
학생들을 향한 고인의 세심한 시선은 타계하기 전인 최근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캠퍼스에 세워진 기증 표지석 제막식 자리에서"청년들이 든든하게 먹고 공부해야 한다"며 3억 원의 재원을 추가로 기탁했습니다. 이 따뜻한 마음은 현재 포스텍 학생들이 매일 마주하는 '1,000원의 아침' 식사 지원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오늘날 청년들의 일상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 2023년 7월 4일, 포스텍 건학에 초석을 놓은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대학 부지 기증 표지석 제막식 및 기념식수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캠퍼스에 흐르는 인문학적 여유와 숨결
천 회장은 포스텍의 청년들이 인간과 사회를 폭넓게 바라보는 전인적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이는 우리 대학이 지향하는 교육 철학과도 결을 같이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지난 2022년, 고인이 평생에 걸쳐 소중히 수집하고 보존해 온 석조 문화재 14점이 박태준학술정보관 옆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성과 과학이 중심이 되는 캠퍼스 공간에 배치된 석조물들은 학생들이 치열한 연구와 학업 속에서도 일상적으로 문화 자산을 접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뜻깊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 2022년 11월 17일, 故 천신일 회장이 평생 수집해 온 석조 문화재 14점을 학생들이 일상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캠퍼스에 기증했습니다. (사진 출처: 조선일보)
40년의 깊은 인연을 기억하며
천 회장은 생전에 포스텍에 부지를 기증했던 일을 두고 "내가 했던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라는 깊은 애정을 표현하곤 했습니다. 건학의 첫 페이지에서 시작된 인연은 2026년 봄 그가 떠나기까지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지지로 이어졌습니다.
그가 기증한 대지 위에서 오늘도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연구 성과들이 태어나고 있으며, 그가 출연한 장학기금은 청년 과학도들이 자라나는 든든한 자양이 되고 있습니다. 설립 초창기, 대학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로서 조건 없는 헌신을 실천했던 고인의 아름다운 유산을 포스텍은 오래도록 소중히 기억할 것입니다.
▲ 2024년 5월 17일, 포스텍의 탄생과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해 대학 내 포스코국제관에서 故 천신일 회장의 명예공학박사 학위수여식을 거행했습니다.
